[리뷰] MXR Custom Badass Modified OD: 작고, 예쁘고, 강력한 SD-1

MXR Custom Badass Modified OD는 보스의 SD-1을 기반으로 모디파이한 페달이다. SD-1의 소리에 100Hz 노브와 Bump 스위치가 추가되었으며 버퍼바이패스가 트루바이패스로 변경되었다.

 

SD-1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검증된 페달이다. 중고로 4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넓은 스윗스팟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게인부스터로서 아주 발군의 사운드를 내준다. 하지만 SD-1에도 단점은 있다. 내장된 버퍼의 성능이 별로 좋지 않다. 누구의 표현으로는 바이패스 톤이 약간 좁고 날이 서있는 느낌이라고 하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켰을 때 저음부도 많이 깎여나간다. 낮은 게인량으로 팜뮤트를 하고 싶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은 페달은 아니다. 단독으로 솔로잉에 사용하기에는 치고 나가는 맛이 좀 부족하다. MXR의 Modified OD는 SD-1의 이런 단점들을 수정해서 나온 페달이다.

 

눈에 띄는 변경점으로 100Hz 노브와 Bump 스위치가 추가되었다. 100Hz는 기타의 소리 중 거의 최저음부에 해당하는 주파수다. Modified OD는 이 주파수를 노브를 통해 조절하게 만들어서 연주자가 100Hz 대역을 부스트하거나 컷할 수 있게 해두었다. 노브를 돌려서 100Hz를 부스트시키면 SD-1의 톤이면서도 팜뮤트를 하기에 적당한 소리가 난다. 반대로 100Hz를 깎으면 험버커 픽업의 뚱뚱한 소리를 좀 슬림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세미할로우 기타에 게인을 약하게 걸고 펑키한 곡을 칠 때 주로 100Hz를 깎는다.

 

Bump 스위치는 베이스와 미들을 부스트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눌러주면 파란 LED가 점등되면서 소리가 좀 더 힘있어진다. 게인부스터로서가 아닌 SD-1 자체의 소리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쓰기엔 솔로 말고는 별로 쓸데가 없는 스위치라 잘 켜지 않는다. 하지만 SD-1을 게인부스터로 사용하는 입장이라면 유용한 기능일 것이다. 부스터를 켰을 때 사운드를 좀 더 치고 나가게 만들어준다.

 

요즘 출시되는 이펙터는 버퍼를 달아서 나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 MXR 역시 그런 추세에 힘입어 대부분의 이펙터를 트루바이패스로 만든다. 이 페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원래 SD-1에는 버퍼가 달려있는데 Modified OD는 트루바이패스다. SD-1과 비교해보면 Modified OD 쪽은 톤에서 비음이 약간 빠져서 좀 더 투명한 소리가 난다. 이건 장단점으로 따져 말하기보다는 다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SD-1은 내 보드의 유일한 버퍼바이패스 이펙터였는데 Modified OD로 교체하면서 파핑노이즈가 조금 생겼다. 별로 없을 것 같긴 한데 SD-1을 버퍼 겸 드라이브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유의해야 할 점이다.)

 

1대 1 테스트를 해봤을 때 같은 노브 값에서 SD-1과 Modified OD는 거의 똑같은 소리를 낸다. 위에서 말했듯 버퍼의 제거로 톤이 좀 더 투명하긴 하지만 밴드 음악에 사용한다면 의미 없을 정도의 차이다. 블로그에 몇 번인가 써왔던 대로 나는 SD-1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SD-1의 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SD-1의 단점을 없앤 페달을 간절하게 바래왔다. 오래 걸리고 비싸서 실행에 옮기진 않았지만 어디다가 맡겨서 모디를 받을까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가볍고 예쁘고 만듦새 좋은 모디페달이 아예 기성품으로 나와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파핑노이즈 같은 사소한 문제를 제외하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페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