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졸라 유명한 건반형 리듬게임인 DJMAX RESPECT V를 리뷰해보려고 함.. 현재 서비스 중인 국산 리듬게임 중 1티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인데, 플레이 해본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리듬게임 입문자부터 숙련자까지 다 두루두루 추천할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함..
나는 리듬게임 경험이 거의 없는 뉴비인데, 어릴 때 친구가 PSP로 DJMAX 포터블을 재미있게 하던 모습이 떠올라 구매함. 구매 후 순수 게이밍 시간으로 40시간 정도 플레이했는데 꽤 만족스러움. 세부사항과 장단점 등을 리뷰해겠다..
1. 가격
일단 정가는 본편만 49,800원으로 꽤 비싼 편임. 게다가 하술하겠지만 DLC의 중요도가 매우 높음. 이걸 풀 프라이스로 산다면 당신은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다행히 할인을 자주, 쎄게 하는 편이므로 반드시 할인 기간에 구매할 것을 추천함.
처음에는 본품만 사더라도 재미를 붙인다면 반드시 전체 DLC를 다 사고 싶어지게 될 것이므로 DLC도 같이 찜해놓는 걸 추천함. 할인은 대충 2~3달에 1번씩 하는 것 같다.
가장 저렴하게 전체 수록곡을 해금하기 위해서는 아래 조합을 구매하면 됨.
1) 디럭스 에디션 (Deluxe Edition)
2) 레거시 번들 (Legacy Bundle)
3) 콜라보레이션 번들 (Collaboration Bundle)
기어 팩 같은 치장용 아이템이나 사운드트랙 음원까지 얻고 싶다면 컴플리트 에디션(Complete Edition)을 구매하면 됨.
2. 음악
디제이맥스의 최고 장점은 수록곡들의 퀄리티가 좋다는 것임. 대부분의 노래에 보컬 파트가 있고, 취향 안 타는 팝 성향의 노래가 많음. 게임 안 할 때 듣기에도 괜찮은 곡들이 꽤 많은데, 일반 가요랑 비교해도 70~80% 정도 퀄리티는 되는 것 같음.
프랜차이즈가 오래 돼서 옛날 곡도 많음. 틀딱픽이라고 욕하기에는 그 노래들도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 나이가 아재라면 대충 2000년대, 2010년대를 추억 여행 하는 기분으로 들을 수 있을 것임.
리듬게임은 음악이 중요하니까 곡 퀄리티가 플레이 경험에 영향을 엄청 많이 미치게 됨. 다른 걸 다 잘 해놔도 음악이 구려서 재미가 떨어지는 게임도 많음. 진짜 심한 게임은 가끔 음소거를 하고 싶을 정도임.. 디맥은 그런 노래가 없어서 좋음. 씹덕 감성 덜하고 멜로디컬하며 듣기 좋은 음악이 많다. 회사에 유능한 작곡가가 많은듯..
3. 판정
다른 리듬게임들에 비해 판정이 상당히 널널한 편임. 최고 판정 기준이 약 ±40ms인데, 쉽게 말하자면 타이밍이 어긋나게 연주해도 어지간하면 최고 등급으로 판정해준다는 소리임. 이런 판정 특성 때문에 장비가 후져도 해볼만한 게임이고, 오디오 세팅이나 입력 지연시간 설정할 때 스트레스를 좀 덜 받을 수 있음.
(참고로 이거의 반대격 되는 게임이 이지투온인데 그 게임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적어보려고 함. 그 게임도 재미있음..)
4. 디자인
UI/UX 디자인을 꽤 잘 뽑은 데다가, 약간 있었던 아쉬운 부분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음. 콘솔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보니 대부분의 조작을 키보드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데, 조금만 익숙해지면 리겜 첨 해보는 사람도 크게 헷갈리지는 않을듯. 곡 선택이나 즐겨찾기 추가/제거, 모드 선택, 옵션 조정 등을 할 때 빠릿빠릿하게 반응해서 조작감이 좋다.
노트나 기어, 게임 UI 디자인의 경우 내 취향에는 기본 스킨이 가장 예쁜 것 같음. 다른 스킨은 너무 번쩍번쩍한 중국 감성이 많아서 눈이 아픔.. 이것저것 조합해봤는데 결국은 기본 스킨으로 돌아오게 됨.
디자인 쪽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8키 모드에서 엄지로 치는 노트의 디자인이 스킨을 바꿔도 변경되지 않는다는 것임. 스킨의 디자인적 통일성이 개박살나는 부분이라 매우 마음에 들지 않음.. 게임 예쁘게 잘 만들어놓고 그건 왜 따로 디자인 안 하는지 모르겠다..
5. 게임성
리듬 게임은 장르 특성상 대전이나 경쟁 요소가 적음. 남들이 얼마만큼 잘 하느냐는 별로 안 중요하고 그냥 졸라 나와의 싸움 하는 것임.. 나는 이제 아재라서 경쟁하는 게임은 잘 못하는데, 롤이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 하려고 하면 반응속도와 체력, 정신력이 모자라서 도저히 열심히 할 수가 없음. 그래서 나이 먹으면 자연스레 싱글 게임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런 사람한테는 리듬 게임이 잘 맞는다고 생각함. 퇴근 후에 한 두 곡 치고 나서 치워버리면 그만인 것..
디제이맥스의 경우 아저씨들한테 추천할 만한 게임인데 수록곡 갯수가 엄청 많기 때문임. 수록곡이 많으면 저레벨의 곡도 많음. 아주 쉬운 난이도의 곡이 수십 개씩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실력을 쌓기 좋다.
리듬 게임 자체의 특징 말고 디제이맥스 자체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콤보 유지를 상당히 중시하는 게임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음. 곡을 깨고 나면 제목 옆에 배지가 달리는데, 이 배지는 콤보를 얼마나 안 끊기고 쳤는가에 따라 결정됨. 100% 정확도로 칠 필요는 없지만, 콤보는 안 끊기게 쳐야 뮤직비디오나 플레이트 같은 해금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앞서 말했듯 판정이 널널하고, 진짜 말도 안되게 틀리지 않는 이상은 콤보가 끊기지 않기 때문에 풀콤보가 그렇게 어려운 게임은 아님. 그러나 만약 실수로 다른 키를 누르거나 해서 콤보가 끊기면 그 때는 주저 없이 리플레이 버튼을 누르게 됨.. 자기 실력으로 칠 수 있는 경계선까지 가면 이제 어려운 구간에서 실수를 하느냐 안 하느냐 싸움이 되는데.. 옛날엔 이게 졸라 괴로운 과정이었지만 얼마 전에 패치로 되감기 기능이 추가되어서 연습하기가 좀 수월해진 면이 있음.
6. 모드 (4, 5, 6, 8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국룰 코스는 4키 → 6키 → 5키 → 8키임. 5키가 왜 3등이냐면, 가운데 노트를 키 2개로 담당한다는 게 처음에는 졸라 헷갈리기 때문임. 그래서 초심자에겐 6키가 더 쉬움. 8키는 엄지까지 써야 하기 때문에 개빡침. 8키엔 손도 안 대는 유저도 엄청 많음..
사실 복잡한 게 싫으면 4키만 주구장창 쳐도 무방함. 곡이 수백 개가 있는데 싫어하는 모드를 하느라 괜히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는 것임.. 나도 거의 4키 위주로만 하고 가끔 심심하면 6키나 5키를 좀 건드려보는 편이다.
7. 단점
노트를 쳤을 때 타격감이 기묘하게 맥빠진다고 느껴지는데, 내 생각에는 노트를 쳤을 때 터지는 불빛의 타이밍이 미묘하게 살짝 느려서 그런 것 같음. 같은 곡을 쳐도 이지투온에서 치는 게 좀 더 맛있는데 패치로 고쳐줬으면 좋겠음..
엔터키를 연타해도 결과 창이 스킵되지 않는데 이것도 패치해줬으면 좋겠음..
리듬게임에 숙달된 유저라면 설정 가능 범위가 디테일하지 않은 게 불만일 수 있겠음. 다른 리겜 중에는 음악 출력의 ms단위 타이밍, UI의 위치, 스킨과 노트, 키밤의 조합, 판정선 위치 같은 개짜잘한 것까지 다 건드릴 수 있게 해 놓은 경우도 있는데, 디제이맥스는 그런 점에서는 설정의 자유도가 너무 없음. 개인적으로 키밤이랑 노트를 조합해서 설정할 수 없는 게 가장 빡치는 부분임..
8. 마치며
처음엔 이 글을 디제이맥스 vs 이지투온 비교글로 쓰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적어보니까 분량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져서 걍 포기하고 개별 리뷰글을 쓰기로 하였음.. 그 때 구상했던 내용이 흔적기관처럼 남아서 디제이맥스의 장단점 얘기를 할 때마다 이지투온 얘기가 하고 싶어짐.. 열심히 참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본 글을 링크하고 비교글을 작성해도 재미있을 것 같음..
아무튼 이 정도면 매우 추천할만한 리듬게임이라고 생각함.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나온다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총점으로 5점 만점에 4.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음.. 0.5점이 빠진 건 위에 적은 단점들이 나한테는 좀 치명적으로 빡치는 것들이기 때문임.. 여러분은 괜찮을 수도 있으니 즐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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