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코첼라 라이브 영상을 봤다. 하도 욕을 먹어서 도대체 어떻게 했나 궁금했는데.. 다 보고 나니 몇 가지 교훈과 감상을 얻을 수 있었음..
1. 노래에 추임새를 넣을 때 진짜 쌩 즉흥으로 하면 큰일이 남.. 이 무대에서는 'Let's Go!' 라든가 'Eh, Uh, Yeah' 같은 추임새가 초장부터 엄청 많이 나오는데, 사전에 팀원들끼리 맞추지 않고 진짜 즉흥으로 하는 게 티가 난다. 여고생 노래방 바이브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봄..
음가가 없는 소리를 낼 때도 노래에 잘 묻는 발성법 같은 게 있기 마련이고.. 이건 노래랑은 또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미리 연습/녹음을 해보고 짜여진 대로 하는 게 낫다.. 팀원이 여러 명이라면 추임새를 통일해서 보이스를 겹치거나 해야 함.. 이런 건 에스파가 잘하는데, 그 팀은 애초에 음원에도 추임새가 많아서 그런 걸 예쁘게 넣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2. 반주가 조금 더 컸거나 코러스 트랙을 적극적으로 썼다면 이 정도까지 안 까였을 수도 있겠음.. 보컬이 굉장히 크고 깨끗하게 녹음되었는데, 밑에 깔리는 코러스도 없고 인스트루멘탈도 작다보니 부족한 가창이 적나라하게 드러남. 담당자가 연습 참관을 안 한건가.. 분명히 연습 때도 이렇게 했을 건데 사전에 대비를 했어야 했다.
3. 펜타포트에서 케이브 무대를 볼 때도 느낀건데.. 프로 공연자는 무대에서 아무리 신나도 최소한의 냉정을 유지해야 하는 것 같음.. 그 어떤 상황에서도 뇌 용량의 50% 정도는 예쁜 발성, 정확한 음정과 박자, 예쁜 얼굴을 지키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 무대에서 흔들어제끼는 것도 진짜 신난 게 아닌 신난 '척'이 되어야 하고, 그걸 놔버리는 순간 진짜로 노래방이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4. 이런 쪽으로 인상 깊게 봤던 라이브가 브루노 마스의 Uptown Funk 라이브인데.. 브루노 마스 본인은 추임새를 존나 맛있게 잘 넣고 뒤에 흑형들은 마이크 볼륨을 확 죽인 다음에 코러스 트랙을 깔아놓음. 군데군데 추임새가 들어가긴 하는데 영상을 보면 흑형들은 추임새 넣을 때 일부러 마이크를 떼고서 넣는 걸 볼 수 있음.. 아마도 노래 진행이나 프론트맨의 가창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그러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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