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제품 리뷰

[리뷰] 헥스기어(Hexgears) GK705: AK-47

김대충_ 2024. 9. 5.

헥스기어(Hexgears) GK705 (₩45,000)

 

원래는 이 키보드가 직장용이었다. 레오폴드를 구매한 이후 멤브레인 키보드를 쓸 수 없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헥스기어(Hexgears)라는 회사에서 나온 GK705 갈축 모델이다. 완전 듣보잡 브랜드인데도 구매한 이유는 가격이 졸라 쌌기 때문이었다. 45,000원에 샀던 걸로 기억한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저가형 갈축 키보드와 고가 갈축 키보드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GK705는 체리가 아닌 카일박스 갈축 스위치를 사용한다. 차이점은 체리 갈축보다 구분감이 훨씬 강하는 것이다. 타건을 하면 철컥철컥 눌리는 느낌이 드는데, 이 구분감이 활자를 화면에다가 찍어내는 듯한 기분을 내준다.​ 같은 갈축이어도 체리 갈축을 사용한 레오폴드와는 전혀 다른 타건감이다.

 

측면에 빨간색 패널이 달려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디자인이 꽤 얌전한 편이다. 기계식 키보드 중에 PC방 감성으로 디자인된게 많은데, 그런 제품들은 사무실에서 쓰기에 부적합하다. GK705는 PC방 감성이 비교적 덜해서 좋았다. 다만 키캡 위에 잡다한 기능들이 각인되어 있긴 하다. 다른 기능은 거의 안 쓰는 편인데, 모든 키의 입력을 일시중단 하는 기능은 좀 유용했다. 청소할 때 편리하기 때문이다.

 

PBT 키캡을 사용하는 레오폴드와는 달리 ABS 키캡을 사용한다. 오랫동안 사용하니까 키캡이 닳아서 반질반질해졌다. 문서 작업 시 손을 올려두게 되는 ASDF 같은 키들은 각인도 조금 지워졌다. 이런 부분은 저렴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LED 백라이트가 달려있다. PC방 키보드처럼 색깔이 막 바뀌는 건 아니고 그냥 흰색으로 나온다. ABS 키캡을 채택했기 때문에 키캡의 각인을 뚫고 불빛이 보인다. 리듬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집과 직장의 키보드를 서로 교체했는데, 어두운 상황에서 게임을 할 때 백라이트가 있으니까 키 위치를 찾기가 좀 더 수월했다.

 

사실 이렇게 오래 쓸 수 있을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얘도 4만원짜리 치고는 내구도가 아주 준수하다. 업그레이드 욕구가 들어서 중고로 내놓은 상태인데, 내놓기 전 채터링 테스트를 해보니 아무 문제가 없었음.. 그 전에는 로지텍 마우스와 키보드를 썼는데 얘네들은 자체 스위치를 쓰는 주제에 1년마다 고장이 나서 A/S를 맡겨야 했음.. 로지텍은 각성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