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리뷰/소프트웨어

[리뷰] SoundID Reference 4: 가난한 믹싱 엔지니어의 필수품

김대충_ 2024. 10. 2.

사운드ID 레퍼런스(SoundID Reference)는 모니터링 스피커와 헤드폰을 위한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스피커나 헤드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플랫'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간의 특성이나 설계의 한계 때문에 특정 주파수가 강조되거나 부족한 사운드를 분석하고 이에 맞게 EQ를 적용하여 평탄한 소리를 만들어준다.

 

룸 튜닝이 잘 되어있는 스튜디오라면 굳이 이 프로그램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나 대부분의 뮤지션들은 그런 스튜디오가 없다. 내 방의 세팅은 어떠한가?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좁고 각진 방의 구석에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스피커 양 옆에는 벽과 옷장이 있어서 부밍이 일어난다. 대다수의 뮤지션들의 방이 이럴 것이다. 플랫한 스피커를 사용해도 주파수의 왜곡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아무리 비싼 스피커라도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없다. 사운드ID 레퍼런스는 나 같은 열악한 환경의 뮤지션이 사용하면 좋은 프로그램이다.

 

Welcome to Sonarworks

Store home SoundID Reference Software Upgrades Headphones

www.sonarworks.com

공식 홈페이지의 스토어 기준 가격은 299유로다. 이는 스피커와 헤드폰, 측정용 마이크를 포함한 SoundID Reference for Speakers & Headphones with Measurement Microphone의 가격이다. 측정용 마이크가 없으면 이 프로그램은 무용지물이니 사실상 저 가격이 최저가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교육용 라이센스로 179유로에 구매했다. 헤드폰만 캘리브레이션하고 싶다면 99유로(교육용 49유로)에 구매할 수 있다.

이 영상을 보면 측정 과정이 나온다. 마이크를 연결한 뒤 측정용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고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를 마이크로 수음한다. 캘리브레이션 과정은 대략 10~15분 정도 소요된다. 측정이 끝나면 해당 세팅을 프리셋으로 저장할 수 있다.

 

헤드폰도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하다. 이 경우는 스피커보다 더 간편하다. 여러 메이저한 헤드폰의 플랫한 세팅이 프로그램에 미리 입력되어 있다. 갖고 있는 헤드폰에 해당하는 세팅을 선택해주기만 하면 된다. 헤드폰의 제품별 주파수 편차가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프로그램과 궁합이 잘 맞도록 튜닝된 헤드폰을 세트로 판매하기도 한다.

 

사용한 지 반 년쯤 되었는데, 믹싱이나 음악 감상을 할 때 상당히 유용하다. 사용하는 DAW의 마스터단에 걸어 쓰거나 그냥 컴퓨터를 사용하는 중에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으로 띄워 쓸 수 있다. 이 제품을 쓰기 전에는 믹싱을 하면 베이스가 모자란 결과물이 나왔는데, 요새는 그런 실수를 덜 한다. 음악 감상 할 때도 벽이 붕붕 울리는 현상이 덜하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소리가 객관적인 소리라는 확신이 있으므로 불안함을 좀 덜어준다.

 

헤드폰 용만 사는 건 비추천한다. 스피커로 믹싱하는 버릇을 들여야 나중에 위상 문제 같은 게 안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회사에서 측정해준 세팅이 내 헤드폰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확신이 없다. AKG K272 MK2를 쓰고 있는데 캘리브레이션 된 소리와 스피커로 듣는 소리가 차이가 좀 난다. 그래서 여유가 좀 있다면 차라리 튜닝된 헤드폰까지 포함된 세트를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처음에 구매하던 당시에는 소나웍스 레퍼런스 4(Sonarworks Reference 4)라는 이름이었는데 리뷰를 쓰려고 찾아보니 SoundID Reference로 이름이 바뀌었다. 주파수 세부 조정 기능과 침실, 비행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리셋을 제공한다고 한다. 청취자용 음향 조절 앱도 함께 출시되었다. 업데이트 되면서 개선된 기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사실 이게 이름까지 바꿀만큼 대격변인가 싶기는 한데.. 뭐 파는 사람 마음이겠지..